[K집중분석] 넷플릭스 ‘들쥐’①, "증명하지 못하면 가짜가 된다"…류준열·설경구·이규형이 완성한 추적 스릴러 

이여름 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 2026-08-23 03:11:34

설경구, 류준열, 김홍선 감독, 이규형(왼쪽부터)이 고양이가 손톱을 물어뜯는 제스처를 취하며 포토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K라이프저니|이여름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감독 김홍선) 제작발표회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홍선 감독과 배우 류준열, 설경구, 이규형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아침에 인생을 빼앗긴 남자의 추적기

'들쥐'는 카카오웹툰 ‘들쥐’(루드비코)를 원작으로 한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이름과 얼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소설가 '문재'(류준열 분)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분), 그리고 사건의 배후를 쫓는 형사 '순용'(이규형 분)이 '들쥐'의 정체를 추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3년간 세상과 단절된 채 은둔해 온 소설가 '문재'가 어느 날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이름과 신분, 재산까지 모두 빼앗기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문재'는 자신이 진짜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을 쫓던 '노자'와 손을 잡고 추적에 나서지만, '들쥐'의 행적을 쫓을수록 상식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두 사람을 쫓던 형사 '순용'까지 사건에 얽혀든다.

'쥐가 손톱을 먹으면 사람이 된다'는 설화에서 출발한 상상력

이 작품은 '쥐가 손톱을 먹으면 사람이 된다'는 익숙한 설화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극본을 쓴 이재곤 작가에 대해 김홍선 감독은 "원작을 굉장히 다이나믹하게 추격의 형태로 잘 만들어 주셨다"며 "대본을 읽으면서 저도 '문재'의 감정에 동화되고, 범인을 응원하기도 하고, '들쥐'가 누구인지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계속 읽게 됐다. 안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연출을 맡게 된 계기를 밝혔다.

류준열 역시 이야기의 힘에 이끌렸다고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 읽었던 전래동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해서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난다는 점에 끌렸다"며 "대본이 회를 갈수록 예측이 안 되는 궁금증을 계속 유발해서,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한 나머지 자발적으로 원작을 찾아볼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최근에 본 대본 중 제일 재밌었다"며 "저희 작품에는 영웅도,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인물도 없이 평범한, 오히려 어딘가 비어 보이는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 진실은 무엇인가, 진짜는 누구인가를 추측하며 찾아가는 몰입감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이규형은 "대본을 보고 전개가 빠르지 않은데도 어느새 5, 6부를 넘기고 있더라"며 "개인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사회에서 '내가 내가 아니라면 누군가 내 삶을 빼앗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으면서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 현실과 맞닿은 공포

'들쥐'가 던지는 핵심 화두는 '내가 나인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다. 얼굴과 이름, 사회적 관계까지 모두 빼앗긴다면 무엇이 한 사람의 정체성을 증명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현실적인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김홍선 감독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도 하고, 혼자 사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보니 어쩌면 더 현실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 도용을 소재로 한 작품이 최근 여럿 나온 것과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김홍선 감독은 "비슷한 소재로 출발하긴 했지만 풀어가는 방식 자체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추격이라는 형태가 지닌 다른 면이 있고, 무언가를 찾아가는 게임 자체에 재미가 있다. 그런 점에서 결이 다르다고 생각하며 연출과 촬영을 하면서도 그 점을 의식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믿고 보는 세 배우의 캐릭터 플레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자 '문재', 빼앗긴 돈을 되찾으려는 자 '노자', 숨겨진 진실을 쫓는 자 '순용'까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세 인물이 '들쥐'를 둘러싸고 예측불가한 추적과 대립을 펼친다. 류준열은 이 작품을 통해 필모그래피 최초로 1인 2역에 도전하며, 설경구는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을, 이규형은 10kg 감량을 감수하며 날카로운 형사 캐릭터를 완성했다.

김홍선 감독은 세 배우에 대해 각각 "지금까지 보여줬던 뎁스(depth) 있는 연기"(류준열), "이미 걸출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신 분"(설경구), "순해 보이지만 결기가 느껴진다. 기대 이상의 배우"(이규형)라고 신뢰를 전했다.

액션·음악·미술이 완성하는 몰입감

작품은 심리 추적극에 머무르지 않고 강렬한 액션 시퀀스로도 볼거리를 더한다. 김홍선 감독은 "액션이 주인 드라마는 아니지만, 오히려 정돈되지 않고 무자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쫓기는 사람과 쫓는 사람, 발목이 자꾸 잡히는 상황을 좀 거칠게 표현해보자는 콘셉트로 갔다"고 설명했다. 이규형은 "날씨까지 활용한, 처음 보는 블록버스터급 액션이 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김태성 음악감독과 함께 완성한 서늘한 사운드, 인물마다 다르게 설계된 공간과 조명까지 더해져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한다.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을 관전 포인트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과 '모범가족'을 쓴 이재곤 작가, 두 장르물 베테랑의 만남이라는 점도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배우들이 직접 꼽은 관전 포인트도 눈길을 끈다.

류준열은 "시간을 넉넉히 갖고 여유롭게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다. 인물들이 다양하게 얽혀 있고 이걸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했고, 설경구는 "그 뒤를 예측하고 추측해보면서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규형은 "제가 생각하는 관전 포인트는 관계다. 인물들 간의 관계가 후반부로 갈수록 무릎을 치게 되는 순간이 온다"고 말했다.

10부작으로 제작된 '들쥐'는 오는 28일 금요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설경구, 류준열, 이규형(왼쪽부터)이 포토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류준열, 설경구, 이규형, 김홍선 감독(왼쪽부터)이 기자간담회에 임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klifejourney20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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